제70회 칸 국제영화제가 12일간의 여정에 돌입했다. 국내 팬들의 관심은 경쟁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 향방에 쏠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칸영화제 개막식에는 전 세계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장인 스페인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을 필두로 박찬욱 감독, 미국 배우 윌 스미스, 중국 배우 판빙빙 등 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올해 경쟁부문 심사를 맡는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미국 배우 우마 서먼은 “정말 영광이다. 나는 칸영화제와 칸이라는 도시를 사랑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외에도 올해 개·폐막식 사회자 모니카 벨루치를 비롯해 벨라 하디드, 수전 서랜든, 줄리안 무어, 애드리언 브로디, 양자경 등 스타들이 자리를 빛냈다.
개막작 상영으로 영화제의 본격적인 시작을 고했다. 프랑스 아르노 데플레쉥 감독의 ‘이스마엘스 고스트’가 올해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시사회에 앞서 주연배우 마티유 아말릭, 마리옹 코티야르, 샤를로트 갱스부르, 루이 가렐 등은 레드카펫에 올라 관객의 호응에 화답했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영화 두 편 ‘옥자’ ‘그 후’는 각각 다른 이유로 뜨거운 현지 관심을 받고 있다. 상영 방식 문제로 현지에서 논란을 빚은 ‘옥자’는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그 후’로 경쟁에 오른 동시에 또 다른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로 스페셜 스크리닝에도 초청된 홍 감독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인 상황이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알모도바르 감독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극장에서 볼 수 없는 영화에 황금종려상이 돌아가는 것은 거대한 모순”이라고 밝혔다. 경쟁 진출작 19편 가운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넥플릭스가 제작한 ‘옥자’와 ‘더 메예로위츠 스토리스’(감독 노아 바움백) 두 작품에는 황금종려상을 안겨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홍 감독은 뉴욕타임스로부터 “엄청난 창작 속도를 자랑하는 다작(多作)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이 매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나는 새로운 것을 해보는 것이 두렵지 않다. (오늘의) 나는 어제와 어떻게든 다르다”고 말했다.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홍 감독에 대해 “한국의 우디 앨런”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오는 28일 열리는 폐막식에서 발표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칸영화제 개막… 봉준호 ‘옥자’-홍상수 ‘그 후’ 운명은
입력 2017-05-18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