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학법인 가케학원의 수의학과 신설에 입김을 넣었다는 의혹에 이어 부인 아키에 여사의 연루설까지 불거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야당에선 ‘박근혜 정권과 다를 게 없다’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아키에 여사가 2015년 6월부터 가케학원이 고베시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명예원장을 맡고 있으며, 2015년 9월에는 이 어린이집의 행사에도 참가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전날 아베 총리가 자신의 오랜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에 수의학과를 신설할 수 있도록 입김을 넣었다는 문건을 공개했다. 가케학원은 실제 지난 1월 일본 정부로부터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았다. 일본 정부가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낸 것은 52년 만이다. 여기에 아키에 여사가 가케학원의 명예원장이란 게 드러나면서 또 다른 ‘아키에 스캔들’로 확산될 조짐이다.
아키에 여사는 앞서 모리토모학원이 국유지를 헐값에 매입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그는 모리토모학원이 설립 중이던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이었다. 두 사건이 판박이인 셈이다.
제1야당 민진당은 ‘가케학원 의혹조사팀’을 꾸리고 전면 공세에 나섰다. 사쿠라이 미쓰루 민진당 의원은 “사실이라면 (친구 최순실에게 도움을 준) 한국의 박근혜 정권과 다를 게 없다. (총리직뿐 아니라) 의원직을 사퇴할 정도의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진당의 렌호 대표는 “결국 손타쿠(忖度)가 있었다면 총리직 사퇴에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공세를 폈다. 손타쿠는 스스로 알아서 기는 것을 말한다. 아베 총리의 지시 증거가 없었더라도 공무원들이 알아서 편의를 봐준 게 드러나면 총리직을 사퇴하라는 것이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아베의 ‘친구특혜’ 의혹 아키에 스캔들로 번지나
입력 2017-05-19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