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2008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르 클레지오(76·사진)가 서울을 무대로 한 신작 소설을 발표한다.
서울시는 서울에 사는 두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르 클레지오의 장편 소설 ‘Bitna under the Sky(빛나 언더 더 스카이·가칭)’가 올 하반기 프랑스어판과 한국어판, 영어판 등으로 출간된다고 18일 밝혔다.
작가가 전한 바에 따르면, 남쪽 지방에서 태어난 어린 소녀 ‘빛나’가 소설의 주인공이다. 가족과 함께 서울에 올라와 정착한 빛나는 병을 앓고 있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또 다른 소녀를 만나게 되고, 그 소녀에게 대도시 서울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빛나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투병 중인 소녀에게 기쁨을 주고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힘을 선사한다.
현재 프랑스어로 집필되고 있는 이 소설은 르 클레지오의 작품을 주로 출판해온 프랑스 최고 출판사 갈리마르가 출간할 예정이다. 국내 출판사 ㈜서울셀렉션은 원고가 완성되는 대로 번역을 시작해 올 하반기 중 한국어판을 선보이고 영어판을 제작해 세계 시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세계 최정상 작가가 서울을 무대로 한국인 주인공을 내세운 소설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르 클레지오는 2001년 대산문화재단 초청으로 처음 방한한 이후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2007년부터 1년간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지냈고, 2016년 교보인문학석강을 비롯해 각종 문학 행사에 초청돼 강연했다. 지난해에는 제주도 해녀를 소재로 한 소설을 프랑스에서 출간하기도 했다.
이번 소설에는 15년 넘게 한국을 오가며 그가 발견한 서울과 서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르 클레지오는 열렬한 여행가로 아프리카와 미국, 태국 방콕, 멕시코, 파나마 등에 머물고 그 경험을 작품에 반영해 왔다.
지난해 12월 서울 방문에서 르 클레지오는 “전 세계가 서울의 비극적 역사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서울의 경쾌한 모습, 특유의 향기와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서울(Seoul)의 신비롭고 매력적인 영혼(soul)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며 소설 집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안준호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르 클레지오의 신작 소설이 서울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세계인에게 서울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르 클레지오는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을 위해 서울을 찾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르 클레지오 “서울의 매력적인 영혼을 이야기 하고 싶다”
입력 2017-05-18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