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체들의 인수·합병(M&A) 규모가 작고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국경 간 M&A는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필요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 M&A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코트라가 해외 현지공장 인수 등 국경 간 원활한 M&A를 위해 운영 중인 각종 지원책을 중견 제조업체들이 적극 이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제조업 M&A의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4∼2016년 국내 제조업의 M&A 거래금액은 직전 3개년에 비해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18일 밝혔다. 세계 평균 115%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독일(307%)과 중국(257%), 미국(107%) 등 주요국과의 격차가 컸다. 건당 금액 증가율도 3%에 불과해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세계 제조업 M&A 흐름과도 어긋났다.
한국 제조업체들의 국경 간 M&A 비중은 33.7%로 독일(96.3%)과 일본(65.6%)에 비해 현격히 낮았고, 그마저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신흥국에 집중돼 있었다. 4차 산업혁명 관련업종 M&A는 2014∼2016년 동안 직전 3개년에 비해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트라는 활발한 국경 간 M&A를 위해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M&A 지원단’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자동차부품사인 영신기전공업과 신흥SEC는 최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공장을 인수하며 동유럽에 진출했다. 두 업체는 투자금액에 따른 현금지원이나 법인세 감면 혜택 등 각종 현지정보를 코트라를 통해 입수했다. M&A 대상 선정부터 인수 완료까지 소요된 기간은 3개월에 불과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동유럽 등에서 국내 제조업체들의 M&A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기업들은 글로벌 M&A 지원단과 현지 무역관을 통해 더 정확한 현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한국 제조업체 국경 간 M&A 부진, 일본의 절반 수준
입력 2017-05-18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