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 해외 호텔서 ‘찾아오는 면접’ 진풍경

입력 2017-05-18 18:28
전주대 호텔경영학과 학생들이 18일 교내 지역혁신관에서 싱가포르 현지 호텔 입사 면접시험을 본 후 호텔 임원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주대 제공

“자기소개를 해보세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구요?” “지원 부서는요?”

18일 전북 전주대 지역혁신관. 정장을 갖춰 입은 대학생 26명이 긴장 속에서 영어 질문을 받고 영어로 대답을 했다. 이 학교 호텔경영학과 2∼4학년생들인 이들은 이날 싱가포르 2개 호텔의 임원들로부터 입사 면접시험을 봤다.

그랜드파크호텔그룹 인사담당자들인 사만다 쿠씨 등은 우수인재를 뽑기 위해 비행기와 버스로 11시간을 이동해 전주대를 찾아왔다. 앞서 쿠씨는 이메일을 통해 “우리 호텔에 근무 중인 전주대 졸업생들은 성실하고 책임감이 높다. 직접 학생들을 보고 더 채용하고 싶다”면서 “10∼15명을 선발해 갈 계획”이라고 대학 측에 전했다. 싱가포르에 5개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는 이 그룹은 5년 전부터 전주대 학생들을 채용하고 있다.

전주대 호텔경영학과서 한 해 해외호텔에 취업하는 학생은 30여명 선이다. 학생들은 홍콩과 아랍에미리트, 필리핀 등에 있는 4∼5성급 호텔의 정규직으로 나간다. 지난달에는 베트남 메리어트호텔로부터 화상 면접을 통해 5명이 설레는 일자리를 찾았다. 5년 동안 144명이 취업해 국내 호텔경영학과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2000년 개설된 이 학과가 호텔리어들의 세계에서 주목받는 것은 현장실무 중심의 교육 시스템 때문이다. 호텔 근무 경험이 많은 교수들이 실기 위주로 80% 이상 영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해마다 4∼5월엔 사제동행 현장 투어를 개최하고 호텔 매니저들을 초청해 특강을 열기도 한다. 지난해 3월에는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와 파트너십 협약을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취업 한파’ 속에서도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대학까지 찾아와 학생들을 뽑아가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지방대에서도 교수와 학생이 함께 노력하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심영국 학과장은 “학생들은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를 충실히 익혔고, 교수들은 학생들의 능력에 대해 적극적인 세일즈를 펼쳐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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