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 딸 정유라(21)씨가 다녔던 서울 청담고 교사가 법정에 나와 “최씨에게 ‘너는 선생 자격이 없다. 교육부 장관한테 얘기할 거다’라는 폭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17일 열린 최씨 등의 ‘정유라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사건 재판에 청담고 체육교사로 근무한 A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A씨는 “2013년 4월 서울시교육청에서 내려온 ‘체육특기생의 대회 출전을 연 4회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정씨에게 설명했는데, 최씨에게 전화가 걸려왔다”고 말했다.
A씨는 “최씨가 ‘애한테 들었는데 왜 출전이 어렵느냐’고 따지기 시작했다”며 “정 그러면 다른 학교로 전학 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는데, 최씨가 ‘나이도 어린데 시건방지게 말대꾸를 하느냐. 애 아빠(정윤회)가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폭언을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후 학교로 A씨를 찾아와 폭언을 이어갔다고 한다. A씨는 “강당에서 학생들이 피구하는 걸 감독했는데 최씨가 삿대질하며 ‘너 이리 빨리 나와봐’라고 했다”며 “사무실에서 최씨에게 30분간 폭언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최씨 국정농단 사건) 언론 보도 후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관련 조사도 받다 보니 그때 생각이 자꾸 나 정신과 치료도 2∼3달 받았다”고도 했다.
피고인석에서 앉은 최씨는 반발했다. 최씨는 “애 아빠를 통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한 적 없다. 피구하는 아이들을 증인으로 불러보라”며 “선생님 본인도 성격이 까탈스럽고 학부형에게 하대를 많이 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나이도 어린게… 애 아빠에게 말해 잘라버릴 것”… 청담고 교사, ‘최순실 폭언’ 법정 증언
입력 2017-05-17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