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특사인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을 만나 “우리 국민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위안부 합의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문 특사는 일본 도쿄 외무성 청사에서 기시다 외상과 30여분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문 특사는 “(기시다 외상에게)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 간 나오토 담화,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내용을 직시하고, 그 바탕 위에서 슬기롭고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문 특사에 따르면 기시다 외상은 ‘한·일 위안부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해선 “거론하지 않았다. 거론됐어도 다시 할지 말지는 새로운 정부에서 판단할 것이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기시다 외상과의 만남에서 자신이 인사말을 통해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을 인용해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문 특사는 18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미국 특사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후보 때 발언과 대통령이 된 후 (입장에는) 조금의 차이가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홍 특사는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전 ‘문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 사드의 국회 비준동의를 말했는데 그 입장을 그대로 전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홍 특사는 또 “훈령에 그 부분(사드 문제)도 언급돼 있다”며 “제가 이해하기로는 미국과의 생각 차이라기보다 국내 절차 문제를 언급한 걸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문희상 특사, 기시다 日 외무상 만나 “국민 대다수 위안부 합의 수용 못해”
입력 2017-05-1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