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가구 증가로 찬밥 신세였던 중대형 아파트(전용면적 85㎡ 초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거래량이 늘고 있고 매매가도 상승세다. 최근 10년간 공급량이 줄면서 희소성까지 커지고 있어 투자 가치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서울의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2년 1만844건에 그친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은 2013년 1만5256건, 2014년 2만6071건, 2016년 3만3776건으로 늘었다.
꾸준한 거래와 달리 공급은 확 줄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07년 7만7846가구로 전체 아파트 공급량의 24.8%를 차지했던 중대형 아파트는 지난해 2만4209가구만 공급돼 공급 비율이 8.3%까지 떨어졌다. 최근 10년간 최저치다. 건설사들이 1인 가구 등을 겨냥해 중소형 아파트 위주로 공급을 늘렸기 때문이다.
공급이 줄고 거래는 늘면서 지난해 서울 중대형 아파트값은 7.5% 상승했다. 2015년(4.4%)보다 3%p 이상 올랐다. 지난 1∼3월 서울의 중대형 아파트 거래량은 4000건을 넘겼지만 3달간 공급된 중대형 아파트는 114가구에 그쳤다. 5월부터 두달간 서울에서 공급 예정인 아파트(7756가구) 가운데 중대형은 224가구에 불과하다.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분양 시장에서 중대형 청약률이 소형보다 높게 나온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동작구에서 분양한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 전용면적 97㎡B 타입은 9.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용면적 59㎡A 타입 청약 경쟁률 5.16대 1보다 높았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중소형 아파트 가격이 상승해 중대형 아파트 가격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중대형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주거비 부담과 경기 침체로 부모 세대와 함께 거주하는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등 사회 트렌드도 중대형의 인기를 더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금융 위기와 함께 찾아온 부동산 침체기 동안 중대형 아파트가 주목받지 못했지만 중소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양가를 낮추고 희소성을 갖추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찬밥’ 중대형아파트 관심집중 왜?… 10년째 공급 줄어 희소성
입력 2017-05-18 17:33 수정 2017-05-18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