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큰손녀 마코 약혼 소식에 日 열도 들썩

입력 2017-05-17 21:05

아키히토 일왕의 손녀 마코(왼쪽 사진) 공주가 일반 회사원과 조만간 약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공주와 약혼할 고무라 케이(오른쪽)씨는 도쿄의 법률 사무소에서 근무 중인 평범한 직장인이다. 25살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일본 국제기독교대 동기다. 현재 도쿄대 종합연구박물관 특임연구원인 마코 공주는 아키히토 일왕의 차남 후미히토 왕자의 장녀로 일왕의 손주 4명 중 맏이다.

공주의 약혼 계획 소식에 일본이 발칵 뒤집혔다. 아사히신문은 전날 호외까지 발행했고, NHK방송은 이날 약혼 예정남의 출근길 기자회견을 생중계했다. 마코 공주와의 러브스토리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왕의 예비 손주사위는 미소 띤 얼굴로 “아침 출근 전에 공주와 통화했다”면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현지 언론은 공주의 과거 사진들을 소개하거나 약혼 상대의 이력과 주변인 인터뷰 등을 전하며 들뜬 분위기다. 고무라가 관광지 쇼난 에노시마에서 ‘바다의 왕자’란 이름으로 홍보대사를 했다는 점을 들어 “마코 공주가 바다의 왕자와 약혼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마코 공주의 약혼 소식에 일본에선 ‘여성 궁가(宮家)’ 논란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현재 일본 왕실 전범은 여성 왕족이 결혼하면 신분을 일반인으로 전환해 공식 왕족에서 제외토록 하고 있다. 마코 공주 역시 결혼 후에는 일반인이 될 예정이다. 하지만 여성 왕족이 결혼 후에도 왕실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아 향후 일본 왕실 전범의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