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이란 대선을 앞두고 중도파와 보수파 후보 모두 사실상 단일화를 이뤘다. 이에 따라 중도파 하산 로하니(68) 현 대통령과 보수파 성직자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56)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중도파 후보 에샤크 자한기리(60) 현 부통령은 16일 남서부 시라즈에서 “나라의 발전을 돕기 위해 로하니에게 투표하겠다. 모든 역량을 쏟아 그의 당선을 돕겠다”면서 사퇴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엉킨 시국을 풀 수 있는 후보는 로하니뿐”이라고 강조했다. 자한기리는 대선 과정에서 로하니의 ‘호위무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TV토론 때 로하니를 방어했고 한때 유세도 같이 다녀 후보 사퇴를 예고했다.
후보 6명 중 자한기리와 전날 사퇴한 보수파 후보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55) 테헤란시장을 제외하면 4명만 남게 됐다.
하지만 로하니와 라이시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는 지지율이 바닥을 맴돌아 판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갈리바프는 라이시에게 요직을 약속받고 사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율이 낮았던 자한기리와 달리 갈리바프는 라이시와 지지율 2, 3위를 다툴 만큼 유력 후보였던 터라 단일화는 보수파에 더 보탬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이란학생여론조사국(ISPA)의 지난 7∼8일 조사에 따르면 로하니는 지지율 42%, 라이시는 27%, 갈리바프는 25%를 기록했다.
로하니는 ‘평화 대통령’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 13일 유세에서 “이란은 평화와 갈등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역설했다. 2015년 주요 6개국과 맺은 핵 합의로 서방세계와 갈등 국면을 해소했고, 각종 제재를 풀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강조했다. 로하니는 1989∼2005년 핵 협상 창구인 국가안보최고회의(SNSC)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2003∼2005년에는 핵 협상 수석대표를 맡아 서방국과의 외교에 잔뼈가 굵다.
도전자인 라이시는 ‘경제 대통령’을 내세웠다. 가난한 이를 위한 후보라고 강조하면서 “가난을 뿌리 뽑겠다”고 호소하는 전략을 세웠다. ‘경제 최우선’이라는 구호에 맞춰 저소득층과 농촌 지역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라이시는 검찰총장 출신의 성직자로 이슬람권에서 가장 부유한 자선단체인 ‘아스탄 쿠즈 라자비’의 관리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거론될 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5월 19일 이란 대선, 막판 단일화에 保·革 2파전
입력 2017-05-17 19:06 수정 2017-05-17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