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학 법인의 학부 신설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보여주는 정부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부인 아키에 여사가 연루된 ‘모리토모(森友) 스캔들’로 곤욕을 치른 아베 총리가 다시 악재에 발목이 잡히게 됐다. 아사히신문은 17일 오카야마(岡山)현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내각부가 문부과학성에 총리의 의향임을 적시해 보낸 문건을 공개했다. 총리관저(총리실)를 담당하는 내각부가 교육담당 부처인 문부교육성에 총리의 뜻이라며 민원 사항 처리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수의학부 신설에 관한 내각부의 전달사항’이란 제목의 문건은 지난해 10월 4일 작성된 것으로 돼 있다. 문건에는 “최단 스케줄을 작성해 줬으면 좋겠다. 이것은 관저의 최고 레벨이 말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장관 확인사항에 대한 내각부의 회답’이란 제목의 다른 문건도 공개됐다. 여기에는 ‘총리의 의향’이란 문구와 함께 내각부에 학부 신설을 서둘러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 정부는 지난 52년간 수의사 급증을 우려해 수의학과 신설을 불허했지만, 지난해 11월 가케학원이 운영하는 오카야마 이과대에는 수의학부 신설을 허용했다.
노석철 기자
아베, 대학 학부 신설 개입 정황 문서 폭로
입력 2017-05-17 19:05 수정 2017-05-17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