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영토와 역사 문제로 냉각된 중국과 일본 관계에 훈풍이 불 조짐이다. 양국 관계 개선의 돌파구는 일본의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참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한 일본 자민당의 2인자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양국 상호 협력과 발전을 위한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니카이 간사장은 일본 기자들을 만나 “일본이 얼마나 빨리 참여를 결정하느냐가 관건”이라며 AIIB 가입을 준비 중임을 시사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공정한 거버넌스가 확립된다면 가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일본의 AIIB 가입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일본은 이달 초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를 위해 자국 주도 아시아개발은행(ADB)에 4000만 달러(447억원)를 출연하기로 하는 등 중국의 일대일로와 AIIB 견제 행보를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도 일본의 정책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변화의 원인으로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안정기에 들었고,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로 일본이 당혹스러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양국 관계 개선 움직임과 관련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오는 7월 시 주석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다음달 중 방일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일본, AIIB 가입 시사… 중·일 관계 해빙무드
입력 2017-05-17 19:04 수정 2017-05-17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