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가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을 타지 못하게 압박하라.” ‘신태용호’에 내려진 특명이다.
한국이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반드시 기니를 잡아야 한다. 2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기니와의 A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잘 풀지 못하면 이후 강호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의 2, 3차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니도 다른 아프리카 팀처럼 일단 분위기를 타면 무서운 팀으로 변한다. 신태용 감독은 “첫 경기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기니전에 맞춰 태극전사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기니는 동아시아 전지훈련을 하지 않고 지난 16일 오후 한국에 들어왔다. 17일엔 덕진구 U-20 월드컵 훈련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에 나섰다. 한국은 U-20 연령대에서는 기니와 상대한 적이 없다. 하지만 2015년 10월 칠레 U-17 월드컵 때 기니와 한 조에 속해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다. 한국은 기니에 1대 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경기 내용 면에선 팽팽했다. 기니 선수들은 이 대회를 유럽 진출의 기회로 보고 자신의 기량을 드러내는 데에만 몰두했다. 결국 기니는 1무2패로 조별리그 꼴찌에 그쳤다. 당시 기니전에 선발 출전했던 현 U-20 대표팀 중앙 수비수 이상민은 “기니 선수들은 체격과 스피드가 좋았다”며 “하지만 충분히 해볼 만했다. 우리는 그때보다 훨씬 더 발전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기니 U-17 대표팀 멤버 6명이 이번 U-20 대표팀에 포함돼 있다. 기니 U-20 대표팀은 피지컬이 뛰어나다. 평균 나이는 18.7세이며 평균 신장은 177㎝이다. 21명 중 6명이 해외파다. 프랑스 SC 바스티아의 공격수 줄스 케이타를 비롯해 포르투갈 FC 아로카의 모를라예 실라와 알세니 수마, 포르투갈 FC 비젤라의 공격수 나비 반구라,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미드필더 오마 투레, 프랑스 아작시오의 장 페르난데스가 그들이다.
기니는 2승1무2패(3위)로 아프리카 대륙 예선을 통과했다. 5경기에서 6득점(상대 팀 자책골 1골 포함) 6실점했다. 이 대회 동영상을 본 신 감독은 “기니는 공격 때 투톱에 크게 의존한다. 키가 크고 점프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아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보인다”며 “기니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수비 시스템을 세밀하게 준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기니의 공격형 미드필더들은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날리기 때문에 절대 공간을 내줘선 안 된다”며 “기니 공격수들의 주력이 좋기 때문에 한국 윙백들은 수비 전환이 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한국은 경기 초반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며 이른 시각에 선제골을 뽑아내야 경기 운영을 편하게 할 수 있다. 만약 전반 30분 내로 선제골을 넣지 못한다면 전반 후반 승부를 한번 걸어 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선수들이 강한 전방 압박으로 기니 선수들이 아프리카 특유의 리듬을 타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기니전을 대비해 이미 예방주사를 맞았다. 지난 3월 4개국 초청대회에서 아프리카 예선 1위인 잠비아를 4대 1로 꺾었고, 최근 평가전에선 아프리카 예선 2위인 세네갈과 2대 2로 비겼다. 한국 선수들은 두 차례 경기를 통해 아프리카 팀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기니 기 꺾고 ‘신’바람 탄다… U-20 월드컵 20일 전주서 격돌
입력 2017-05-17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