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의 DL 활용… 꼼수? 지략?

입력 2017-05-17 18:28

꼼수일까, 현명한 선택일까. LA 다저스의 부상자명단(DL) 사용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진짜 부상이 아니라 선수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DL을 마구잡이로 쓰고 있다는 것이다.

LA타임즈는 1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최근 햄스트링 부상으로 DL에 오른 투수 마에다 겐타(사진)의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에다는 지난 12일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DL에 올랐다. 마에다는 DL에 오르기 전날인 1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8⅓이닝 2실점 역투로 승리를 따냈다. 햄스트링 통증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마운드에서 완투에 가까울 정도로 오래 공을 던졌다는 얘기다.

MLB는 올해부터 DL에 들어간 선수의 경기 출전 제한을 15일에서 10일로 줄였다. 그런데 다른 구단에 비해 다저스가 유독 DL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겐타뿐 아니라 류현진도 지난 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973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뒤 다음 날 엉덩이 타박상을 이유로 DL에 등재됐다. 브랜든 매카시, 리치 힐 등도 DL에 한 번 이상 올랐다. 다저스는 지난해 15일짜리 DL을 7번 사용했지만 올 시즌에는 이날까지 DL 처리 횟수가 17회나 됐다.

다저스는 올 시즌 7명의 선발진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투수의 경우 DL에 올리면 로테이션을 한 번만 거르면 된다. 따라서 다저스가 엔트리 변경 없이 7명의 투수 자원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실제 류현진도 재활 투구 등 별다른 치료 없이 10일짜리 DL 기간을 마친 당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등판했다. 다저스의 이런 의심스러운 DL 등재가 계속되자 결국 MLB 사무국이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