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규제 경쟁력 순위

입력 2017-05-17 18:21
한국의 규제 경쟁력 순위가 점점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주요 선진국의 최근 규제개혁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중단 없는 규제개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영국·호주 규제개혁 정책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한국의 규제 경쟁력 순위가 2009년 98위에서 지난해 105위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반면 영국은 2009년 86위에서 지난해 25위로 급상승하며 G7 국가 중 기업의 정부 규제 부담이 가장 낮은 국가로 꼽혔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규제개혁이 충분하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7월부터 규제비용총량제를 시범 운영하는 등 규제개혁 시도는 있었지만 실제 시범사업 기간에 비용 분석이 이뤄진 사례는 전체의 11%에 불과했다.

한경연은 영국 등 선진국의 규제개혁 사례에서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감축에 가장 적극적인 영국은 지난해부터 정부의 입법으로 규제가 신설·강화되는 경우 그 3배에 해당하는 기존 규제를 개혁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월 1건의 규제를 도입할 때마다 기존 규제 2건 이상을 폐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또 신규 규제 도입과 관계없이 규제비용 감축 목표를 정하고 여러 분야에 걸친 복합적 규제를 한꺼번에 감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경연 유환익 정책본부장은 “국민과 기업의 견해를 적극 반영하는 중단 없는 규제개혁 시스템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