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서울의 그윽한 멋과 문화적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야행(夜行) 축제가 잇따라 펼쳐진다.
서울 성북구는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성북동 야행’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 행사는 역사문화재와 문화예술인의 흔적이 즐비한 성북동의 매력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연, 전시, 체험, 탐방 프로그램들로 꾸며진다.
19일 오후 7시 삼선교 분수마루에서는 개막식에 이어 장재인, 김그림, 로맨틱 펀치 등이 참가하는 콘서트가 열린다. 같은 시간 스테이지 스타에서는 성북동에서 지낸 문인들의 시를 소재로 작곡된 음악 공연 ‘저 별이 기억하는 밤’을 선보인다. 조지훈 시인의 집터 방우산장에서는 조지훈 이태준 신동엽 박경리 등 성북동을 거쳐 간 문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 공연된다. 우리옛돌박물관은 벅수(장승) 이야기를 소재로 한 가족음악극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성북동의 옛날과 현재를 감상할 수 있는 사진 전시, 최순우 옛집 앞마당에서 열리는 재즈 콘서트, 성북동의 그때 그 사람들을 재현한 ‘거리 100인’, 빈티지 음향기기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조선시대 왕실정원이었던 성락원은 사전 예약신청을 받아 10여년 만에 일반에 문을 열고, 한국가구박물관도 개관 이래 처음으로 야간 개방한다.
중구도 오는 26일과 27일 이틀간 ‘정동야행’을 개최한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정동야행에는 정동 일대의 문화·종교 시설 등 35곳이 참여해 오후 6시(27일은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시설을 개방하거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맞이한다.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는 오후 7시부터 고궁음악회가 열린다. 26일에는 금난새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27일에는 1930년대 경성(지금의 서울)을 배경으로 당시 대중음악 장르였던 민요를 들려주는 음악극 ‘천변살롱’이 펼쳐진다.
미국대사관저는 올해도 27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영빈관 건물을 개방한다.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는 영국제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캐나다대사관은 1층에 돔영상관을 설치하고 캐나다의 오로라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26일 오후 8시부터 30분 간격으로 건물 외벽에 영상으로 배재학당 설립자 아펜젤러의 시선으로 본 당시 정동의 모습을 구현하는 미디어파사드를 연출한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근대 역사와 문화가 오롯이 숨쉬는 정동에서 봄밤의 정취와 추억을 마음껏 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야행 축제’… 서울의 밤 정취, 색다른 추억
입력 2017-05-16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