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로 주저앉았다. 거래일 기준 나흘 연속 하락세이며, 지난달 3일 이후 40여일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의 ‘나홀로’ 호황이 돋보이며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지금은 신흥국으로 글로벌 경기 호조세가 옮겨붙으며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가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마저 무너질 경우 재테크 수단으로 달러화 예금 투자를 적극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6원 하락한 1116.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11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3일 1115.3원 이후 처음이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소식에 유가가 호조를 보이며 달러화가 상대적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이 재편되면서 2010년 이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18원을 기록하고 있다. 16일 1116원 종가는 이보다 낮아진 시점이 돌아왔다는 뜻이며 이는 원화 강세가 두드러져 달러화 예금 등의 상품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이 4월 말 현재 집계한 국내 거주자의 달러화 예금은 577억9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였던 3월 말 601억4000만 달러에서 23억5000만 달러 줄었다. 4월 중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140원대까지 치솟을 당시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내다 판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업을 제외한 개인의 달러화 예금 보유 잔액은 3월 말 사상 처음 100억 달러대를 돌파한 102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4월 말에도 101억6000만 달러 잔액을 기록해 큰 변화는 없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기준금리 인상 방침은 이미 시장이 예견하는 수준이어서 달러화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IBK기업은행 김탁규 프라이빗뱅킹(PB)팀장은 “유학이나 여행 등 실수요 자금은 지금 달러화로 바꿔도 좋고, 순수 투자를 위해서라면 1100원대 붕괴 이후 진입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원화강세 강풍… 환율 1110원대로
입력 2017-05-16 18:21 수정 2017-05-16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