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 승리로 집권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개혁 성향의 3선 우원식 의원이 선출됐다. 우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내 경선에서 친문재인계 홍영표 의원을 꺾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계인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으로 범주류로 분류되는 그가 문재인정부의 첫 민주당 원내대표가 됨에 따라 여당의 권력지형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재수 끝에 당선된 우 원내대표는 기쁨을 누릴 여유가 없어 보인다. 추미애 대표와 함께 집권당의 투톱이 됐지만 그를 둘러싼 정치적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우 원내대표는 5당 체제에서 소수여당을 선도해야 한다. 보수 성향의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진보·중도의 국민의당, 정의당을 모두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집권 첫해 청와대와 정부는 각종 민생, 경제 입법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처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셈이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당과는 뿌리가 같다”면서 공통 공약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20석을 가진 민주당이 40석의 국민의당 도움을 받으면 과반 의석을 상회하는 만큼 이 동력으로 개혁 법안 등을 처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설사 두 당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다른 야당들의 협조를 받지 않으면 국회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견해차가 큰 쟁점 법안을 합의 없이 통과시키려면 180석 이상이 필요하다. 여야의 협치 없이는 국회가 공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정·청의 수평적 관계 설정도 우 원내대표가 임기 중에 해야 할 주요 과제다. 특히 이전 정권 때처럼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한다면 이는 본인의 불행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상실해 문재인정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향해 언제나 “노(No)”를 할 수 있다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
[사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해야 할 일
입력 2017-05-16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