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정규돈] 바이코리아 계속될까

입력 2017-05-16 17:47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 전반으로 유입되고 있다. 4월 말 경기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경우를 플러스로 표시하여 경기회복 기대감을 수량화한 선진국 경기서프라이즈지수는 26.1을 기록하였고, 신흥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8로 작년 7월 이후 50선을 넘어 10개월 연속 경기확장세를 이어갔다.

경기회복 기대감 지속으로 신흥국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확대되어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주식펀드로 230억 달러, 채권펀드로 304억 달러가 순유입되었다. 이 중에서도 기초경제여건이 견조한 국가는 주식자금 중심으로, 고수익이 가능한 국가는 채권자금 중심으로 유입되었다.

신흥국 중에서도 한국으로의 자금유입이 가장 뚜렷하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외국인은 주식을 7조6000억원 순매수하고, 채권을 10조9000억원 순투자해 총 18조5000억원이 순유입되었다. 그 결과 외국인의 주식보유액은 530조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고 채권보유 잔고는 100조원이 되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자금유입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대외적으로는 불황→리플레이션→경기회복→호황으로 이어지는 경기순환에 기초한 리플레이션 거래가 강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측면과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전 세계 수출물량이 증가하여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세계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약화된 점이다.

대내적으로는 성장률 전망치 상향 등 기초경제여건이 여타국보다 양호한 데다 원화절상 기대와 재정거래 유인, 주가 저평가 인식이 가세한 결과다. IMF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6%에서 2.7%로, 국제금융센터가 입수한 10개 주요 해외투자은행들은 2.5%에서 2.6%로 상향조정하였다.

대외여건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신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진작 기대 등으로 자금유입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사례와 현재 추세 등을 감안한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증권자금 유입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일부 해외투자자들이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1900∼2200에서 2200∼2600으로 상향한 데 이어 최근 국내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한 기관이 씨티, 노무라 등 5개로 비중축소를 권고한 기관보다 많고 차익거래 유인 및 해외 중앙은행 자금의 국내 채권 수요가 이어져 외국인 자금의 지속유입 가능성을 뒷받침해 준다.

다만 이달 들어 미국 셰일업체의 원유생산 증대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하회하여 리플레이션 거래 약화로 자금흐름에 대한 변화 조짐이 있다. 선진국 경기서프라이즈지수는 4월 말 26.1에서 5월 10일 18.5로, 신흥국 제조업 PMI는 3월 51.6에서 4월 50.8로 하락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이 지난 4월 초 과도한 수준이라는 국제금융협회(IIF)의 신호가 유입 자금의 되돌림 현상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 여기에 6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한·미 간 내외 금리차 역전 등으로 자금유출 압력도 상당하다. 외국인 증권자금이 대외여건 변화에 민감한 만큼 가계부채, 실업문제 등 국내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대외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높이고 신정부의 경기 진작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도록 국제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