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이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은 쾰른과 뒤셀도르프가 속한 북서부 주로 최다 인구가 거주한다. CDU가 사회민주당(SPD)의 전통적 텃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에서 SPD를 제압하면서 오는 9월 총선을 앞둔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5일(현지시간)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전날 주의회 선거 결과 CDU가 득표율 33.0%를 기록해 31.2%를 얻은 SPD를 꺾었다. 큰 격차는 아니지만 이 주는 SPD가 1966년부터 5년을 빼고 줄곧 승리를 거둔 곳이라 패배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 주에는 총리 후보이자 SPD 대표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의 고향이 속해 있다.
이번 승리는 메르켈 총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선거는 9월 총선 이전에 실시되는 마지막 주요 선거이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의 CDU가 지난 3월과 5월 초 선거에 이어 이번까지 3차례 연달아 승리하면서 총선 승리 가능성도 높게 전망된다. 당장은 이날 베를린에서 예정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신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당당할 수 있게 됐다.
승리 요인은 메르켈 총리의 전략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유권자들이 ‘변화와 사회정의’를 내세우는 슐츠 전 의장보다 ‘안보와 안정’을 강조하는 메르켈 총리의 손을 들어줬다고 진단했다. 메르켈 총리는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이달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외교력을 뽐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라이벌 고향서 승리한 메르켈… 4연임 향해 ‘순풍’
입력 2017-05-15 18:35 수정 2017-05-15 2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