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문 대통령과 통화 대단히 만족” 한·중관계 변화조짐

입력 2017-05-16 04:15

시진핑(習近平·사진 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한 데 이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방중한 한국 정부 대표단장과 면담을 갖는 등 냉각된 한·중 관계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 대표단장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왼쪽) 의원은 15일 베이징 특파원들에게 시 주석과의 전날 면담 사실을 전하며 “시 주석이 한·중 관계는 고도로 중시돼야 하며 양국 관계 발전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시 주석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고 말하고 문 대통령의 정치철학과 이념을 높이 평가하고 공통점이 많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면담은 14일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 환영 만찬 직후 이뤄졌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한국 대표단을 특별히 배려해 (정상급이 아닌) 박 의원을 만난 것”이라면서 “시 주석은 북한과는 면담하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시 주석 발언 곳곳에서 문재인정부와 문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신뢰는 물론 새 정부에 대해 과거 정부와 다른 인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면담에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는 거론되지 않았다. 중국 특사로 임명된 민주당 이해찬 의원의 향후 방중과 사드 및 북핵 문제를 논의할 정부 대표단의 별도 방문을 통해 진일보한 조치들이 나올 것이라고 박 의원은 전망했다.

탕자쉬안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이날 한국 대표단을 만나 “박 의원이 시 주석과 만났는데 비록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중국 측이 한·중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문 대통령의 견해와 입장을 잘 알고 있으며 한·중 관계가 발전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날 밤 양제츠 국무위원과도 별도 면담을 가졌다.

한편 대표단 일원인 박정 민주당 의원은 “최근 사드 제재 일부가 풀리는 등 한·중 관계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3대 음원 사이트인 QQ뮤직에서도 사드 사태 뒤 사라졌던 K팝 차트가 다시 등장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