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 셧다운”

입력 2017-05-16 04:00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비서동) 집무실로 출근하기 위해 관저를 나서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홍은동 자택에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한 뒤 첫 공식 출근이다. 원피스 차림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문 대통령을 웃으며 배웅하고 있다. 왼쪽은 주영훈 경호실장, 오른쪽은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가동 30년이 지난 전국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중 8기의 ‘일시 가동중단(셧다운)’을 지시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3호 업무지시’로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응급대책 성격이다. 대선 공약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문 대통령은 오후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를 찾아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미세먼지와 관련한 의견을 듣고 대책 수립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경남 고성의 삼천포화력발전소 1, 2호기 등 가동 기간이 30년 넘은 노후 석탄발전소 10기 중 8기는 6월 한 달간 가동이 전면 중단된다. 다만 전남 여수에 있는 석탄발전소 2기는 전력수급 문제로 이번 가동중단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 대통령은 또 내년부터 매년 3∼6월 4개월간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을 정례화할 것을 지시했다. 3∼6월을 대상 기간으로 한 것은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치보다 상승하는 시기이자 전력 수요가 비교적 적은 시기인 점을 감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조속한 시일 내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 기구를 설치할 것을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에게 별도로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설될 미세먼지 대책 기구는) 정부 내 TF(태스크포스) 성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전국의 석탄화력발전소 59기 중 30년이 넘은 노후 발전소 10기를 문 대통령 임기 내 모두 폐쇄하고, 폐쇄 시기도 가급적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모두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담긴 내용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춘추관 브리핑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 설정하고 근본적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초등학생과 학부모 앞에서 “미세먼지에 대해서 국민들이 정확한 정보를 알게 하는 것부터 하려고 한다”며 “600억원 정도의 예산을 들여서라도 전국 초·중·고 1만1000곳에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도 체육수업을 할 수 있도록 간이체육관 설치 등 실내 체육수업 여건 지원도 약속했다. 이어 교실과 실내체육관에 공기정화장치 설치도 약속하며 “어린이들이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상황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