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 관저에서 집무실이 있는 여민관(비서동)까지 9분간 걸어서 첫 출근을 했다. 지난 13일 서울 홍은동 사저에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한 뒤 첫 공식출근을 하며 본격적인 청와대 생활의 시작을 알렸다.
문 대통령은 오전 8시54분쯤 주영훈 경호실장, 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일정총괄팀장과 함께 관저를 출발했다. 문 대통령은 출발 직전 부인 김정숙 여사가 배웅하자 김 여사 어깨를 가볍게 감싸며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김 여사가 이어 “바지가 너무 짧다. 바지 하나 사야겠다. 다녀오세요”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요즘엔 이게 유행이래”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관저 정문인 인수문을 통과한 문 대통령은 집무실이 있는 여민관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걷는 도중 만난 기자들에게는 “수고가 많으십니다”며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여민관 입구에 도착해 마중 나온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함께 들어갔다. 집무실 도착 시간은 오전 9시3분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스승의 날을 맞아 경남고 은사인 이희문(84)씨에게도 전화로 안부 인사를 했다. 문 대통령이 고교 3학년 때 봄소풍에서 술에 취해 실신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이씨에게 음주 사실을 고백한 일화가 있다. 이씨는 이후 문 대통령에게 “문재인이, 막걸리나 한잔 할까”라고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는 송하진 전북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때 전북도민의 지지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 내외는 홍은동 사저를 떠난 다음 날(14일) 같은 빌라 이웃 주민들에게 시루떡을 돌렸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 빌라에서 1년4개월간 살았다. 시루떡은 그동안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선물이다. 떡이 든 상자에는 “이웃 여러분, (이 빌라에) 살아서 참 좋았습니다”는 인사와 함께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 드림’이라고 적혀 있었다.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 내외가 관저에 입주한 지난 13일 저녁에는 청와대 관저에서 천주교 관례에 따라 축복식도 열렸다.
글=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文 대통령, 관저서 여민관 집무실로 9분간 걸어서 출근
입력 2017-05-15 18:04 수정 2017-05-15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