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다시 5년 후를 노리나

입력 2017-05-16 00:00

안철수(사진)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5일 “국민의당이 존재했기 때문에 이번 대선을 다당제하에서 치를 수 있었다”며 “변화의 시도는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다시 더 크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대선 패배 뒤에도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 지지자 등과의 회동을 이어가며 정치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후 전국 곳곳을 돌며 ‘감사 인사’를 나누는 일정도 계획 중이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 전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직자 70여명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이제 기득권 양당이 모든 권력을 갖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당이 작년 총선 때 처음으로 다당제 시대를 열었고 치열한 대선 과정에서도 다당제를 유지했다. 이것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기록될 의미있는 노력”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안 전 후보는 “우리는 전 세대, 전 지역에 걸쳐 20% 전후의 고른 지지를 받는 의미있는 성적을 냈다. 그만큼 합리적 개혁을 바라는 국민이 많다는 표시”라고도 했다. 또 “국민의 변화 열망을 담아내기에는 제가 많이 부족했다”며 당직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안 전 후보의 최근 행보는 2012년 대선 당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안 전 후보는 전날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전문가광장’ 관계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5년 후 대권 재도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당사에서 발언 배경을 묻는 질문에 “선거 때 도와준 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비공개 석상에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선 안 전 후보가 전당대회 출마를 통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돈다. 한 당직자는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는 일정기간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국민의당은 당장 구심점을 잃었고 당 정체성도 분명히 잡아가야 하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안 전 후보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당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며 “새 지도부가 들어선 후 논의될 문제”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