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황사와 미세먼지 공습으로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세먼지는 건강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독(毒)이 된다는 학계 보고가 이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달 초 유통업계는 5월 ‘가정의 달’과 황금연휴를 맞아 소비 특수를 기대하고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할인 행사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기간 매출은 기대보다 저조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황금연휴였던 지난 1∼6일 매출이 작년 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백화점 역시 2.5% 늘어났을 뿐이다. 특히 황금연휴 기간 주말이던 5월 6일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같은 주 토요일 기준)보다 오히려 5% 감소한 곳도 있었다.
그동안 미세먼지 관련 대책은 국민 건강과 같은 복리후생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대부분이었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미세먼지 해결 비용이 실물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측면만 부각됐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 해결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정반대 연구 결과도 등장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연구위원과 인하대 서현덕 교수, 홍익대 유종민 교수 연구팀은 최근 대기오염과 소비행위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 10년간 전국 시·도 미세먼지 농도와 함께 소비심리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미세먼지 수치가 ‘나쁨’ 상태를 보이는 날이 하루씩 증가할 때마다 대형소매업 판매가 0.1%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증가할수록 소비를 아예 포기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소비 위축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대형소매업 부문에 한정됐지만 연구팀은 서비스업 등 다른 분야에도 미세먼지가 소비심리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위원은 15일 “대기환경을 좋게 유지하는 것이 단순히 건강과 같은 복리후생 차원이 아니라 실물경제를 활성화하고 소비에 적극 참여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는 만큼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건강 넘어 경제도 삼키는 미세먼지… 소비 위축 ‘주범’
입력 2017-05-16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