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 삼바군단’ 기니 ‘에볼라 신음’ 국민에 희망 쏜다

입력 2017-05-15 18:15 수정 2017-05-15 21:32
‘신태용호’가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개막을 닷새 앞둔 15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포토데이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머리를 식히고 오라는 신태용 감독의 배려로 이날 오후 외출을 허락받았다. 뉴시스

2014년 3월 서아프리카의 기니에서 출혈과 열을 동반한 에볼라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 에볼라 재앙은 기니를 휩쓸었다. 2016년까지 2543명이 목숨을 잃었다. 생활고와 전염병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던 기니 국민들에게 힘이 되어 준 것은 축구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 코리아 2017 본선에 오른 기니 대표팀은 ‘에볼라 악몽’에서 막 깨어난 자국민에게 희망을 심어 주겠다며 전의를 다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기니의 축구 환경은 열악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급 대표팀과 클럽팀들은 2016년 중반까지 타국에서 경기를 해야 했다. 하지만 기니 축구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호로야, 칼로움, 하피아 같은 구단들은 투자를 계속했다. 구단들의 이런 노력은 U-20 대표팀을 구성하는 발판이 됐다.

기니는 이번 대회 예선을 겸해 열린 2017 아프리카축구연맹(CAF) U-2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잠비아와 세네갈에 이어 3위에 올라 한국행 티켓을 따냈다. 당초 기니는 약체로 분류됐지만 지난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강호 말리를 3대 2로 꺾는 등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하며 38년 만에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기니는 아프리카 특유의 신체 조건과 탄력을 갖춘 데다 개인기가 좋아 ‘아프리카의 삼바군단’으로 통한다.

한국, 잉글랜드, 아르헨티나와 함께 A조에 배정된 기니는 20일 오후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개막전을 치른다. 기니의 만주 디알로 감독은 최근 FIFA와의 인터뷰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큰 고통을 당한 후에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며 “우리는 에볼라 바이러스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수도 코나크리에서 훈련하며 훌륭한 팀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어 “홈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개최국 한국과 첫 경기를 벌이게 됐다. 한국 선수들은 빠르고 민첩한 축구를 구사하기 때문에 강한 정신력으로 맞서고 신체적으로도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포르투갈 FC 아로카의 모를라예 실라와 알세니 수마, 포르투갈 FC 비젤라의 나비 반구라,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오마 투레, 프랑스 아작시오의 장 페르난데스 등은 유럽축구를 경험해 본 선수들이다. 기니 U-20 대표팀은 16일 오후 입국한다.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