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체 필요 없는 인슐린펌프 개발

입력 2017-05-16 04:00
체내 이식형 자석식 구동 새 인슐린펌프(B)와 구조(A) 모식도. 지름 10mm짜리 동전보다 조금 큰 크기다. 서울대병원 제공
배터리 교체가 필요 없는 새 인슐린펌프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은 의공학과 최영빈(사진) 이승호 교수 연구팀이 내과 조영민, 병리학과 이철 교수 등과 함께 ‘충전기 없이 구동되는 체내 이식형 인슐린 펌프 제작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당뇨 치료법은 크게 3가지다. 혈당강하제를 먹는 방법과 주사기로 인슐린호르몬을 자가 주입하는 방법, 체외 부착형 인슐린 펌프로 인슐린을 공급하는 방법 등이다. 먹는 약물요법은 편하긴 하지만 당뇨 초기에 유용하고, 주사요법은 환자 스스로 매일 자신의 복부 등 피부를 주사바늘로 찔러 주입해야 하는 불편과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게 흠이다.

이 같은 불편을 덜 목적으로 선보인 인슐린펌프는 당뇨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인슐린을 주사 고통 없이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이 역시 배터리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고 체외에 부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최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대신 자석으로 인슐린펌프를 구동시키는 방법을 고안했다. 필요 시 피부에 자석을 접촉하는 방법만으로 정확한 양의 인슐린이 흘러나오게 하는 기술이다. 최 교수는 “동물실험을 통해 혈중 인슐린 농도와 혈당 조절 정도도 기존 인슐린 주사 못잖은 것으로 확인했다. 새 인슐린펌프가 실용화되면 혈당 관리를 위해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만성 당뇨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