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사일 개발은 ‘7전8기’식… 한번 성공하면 큰 진전

입력 2017-05-15 00:0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7전8기’ 식으로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을 여덟 차례 발사해 한 번 성공했다. 올해 들어서 신형 미사일 발사를 6번 시도했고, 이번 시험이 성공했다고 가정하면 2번은 성공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북한이 계속되는 신형 미사일 시험 끝에 한 번씩 성공을 거둘 때마다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뤄내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내내 무수단 발사에 집착했다. 미사일이 지상에서 폭발해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적도 있다. 지난해 6월 간신히 무수단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나 이후 이뤄진 두 차례 추가 시험은 또 실패였다. 이 때문에 무수단 미사일에 심각한 기술적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 성과는 올해 2월에 가시화됐다. 북한은 무수단의 액체연료 엔진을 고체연료 엔진으로 교체한 ‘북극성 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연료 주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액체연료 미사일의 단점을 해소한 것이다. 북한은 무한궤도를 장착해 험로주행이 가능한 이동식 발사대(TEL)도 공개했다. 이를 계기로 북한 미사일의 사전 탐지가 훨씬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은 북극성 2형 이후에도 미사일 시험을 멈추지 않았다. 3∼4월 사이 무수단이나 북극성 2형 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네 차례 발사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 이튿날이었던 지난달 16일 발사한 미사일은 60여㎞쯤 비정상적 궤도를 그리다 추락해 체면을 구겼다.

북한이 14일 발사에 성공한 미사일의 기종은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가 나와야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달 15일 김 주석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북한은 러시아의 ICBM인 ‘토폴-M’과 유사한 형태를 가진 신형 미사일을 공개했다. ‘KN-08’(2012년 공개)이나 ‘KN-14’(2015년 공개)일 수도 있다. 이들은 무수단의 엔진을 묶어서 만든 ICBM급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글=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