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의원 “北 김영재 만나 미사일 발사 강력 비판”

입력 2017-05-14 17:55 수정 2017-05-14 21:46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4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는 방송 뉴스를 보고 있다. AP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14일 개막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한국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북한 대표단 단장인 김영재 대외경제상과 조우했다.

박 의원은 “김 대외경제상에게 북한의 (오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정상포럼 개막식을 앞두고 각국 대표들이 모인 별실에서 만나 자연스럽게 대화를 잠깐 나눴다”면서 “북측이 남북대화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의원을 비롯한 한국 정부대표단은 정상포럼 개막식 참석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대표단은 박 의원을 단장으로 박광온 박정 민주당 의원과 임성남 외교부 1차관 등 1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박 의원은 밤에는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최로 열린 만찬에 참석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찾은 대표단인 만큼 중국 고위급과의 면담을 통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로 얼어붙은 한·중 관계 개선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박 의원은 취재진에게 “방문 주목적은 일대일로 포럼 참석이지만 중국 지도층을 만나면 한반도 정세를 비롯해 자연스럽게 대화할 것”이라면서 “중국 측이 사드 문제를 언급한다면 거기에 대해서도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번 방문으로 악화된 양국 관계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대표단과 중국 측의 접촉 일정이 확정된 것은 탕자쉬안 전 국무위원과의 15일 오찬을 겸한 비공식 접촉뿐이다. 이번 방중은 시 주석이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할 때 직접 초청해 이뤄진 것이지만 상무위원급 최고위 지도자와의 면담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현재 중국 측은 한국 대표단이 뒤늦게 참석하면서 최고지도부와의 면담 일정 조율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단 관계자는 “대표단과 공식 면담에 나서는 중국 측 인사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중국 측 일정은 물론 북한 대표단과의 형평성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 주석이 초청한 만큼 한국 정부의 요청을 중국 측이 적극 수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개막식 등에서 29명의 국가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들과 같은 귀빈석에 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주중 대사관을 통해 지난 12일 중국이 일대일로 포럼에 북한을 초청한 것과 관련해 외교 경로를 통해 정식으로 항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국제사회가 북한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국제 행사에 북한 대표단을 부른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일대일로의 목표는 개방되고 포괄적인 것”이라며 “모든 국가의 대표를 환영한다”고 반박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