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는 중랑천 범람을 막기 위해 쌓은 제방 위에 5.15㎞ 길이의 장미터널을 만들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총 25억3500만원이 투입됐다. 이 좁고 긴 장미터널에서 ‘축제의 기적’이 시작됐다. ‘서울에서 가장 예쁜 축제’라고 불리는 서울장미축제가 그것이다.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이 터널이 국내에서 가장 긴 장미터널이라는 점에 주목해 2015년 서울장미축제를 시작했다. 첫 해 16만명이 다녀갔고, 지난해에는 방문객 77만명을 기록했다. 나 구청장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19일 시작되는 올해 서울장미축제에서는 100만명이 다녀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문객 숫자는 축제 기간 3일에 축제 전후 1주일씩 열리는 ‘리틀로즈 페스티벌’까지 포함해 집계한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로 3년째인 구청 축제가 100만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대단한 성공이다. 중랑구 관계자는 14일 “축제 전문가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구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킨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서울장미축제는 서울시의 ‘하이서울 페스티벌’과 홍대 ‘클럽데이’ 등을 만든 축제기획자인 류재현씨를 총감독으로 영입했다.
서울장미축제는 하나의 탁월한 축제가 지역을 어떻게 바꾸는지 잘 보여준다. 중랑구는 장미축제로 인한 중랑구의 변화를 ‘축제효과’ 또는 ‘장미효과’로 설명한다.
중랑구는 망우리공동묘지 정도로 기억됐던 낙후된 이미지를 장미축제를 통해 쇄신하고 있다. 특히 문화소외지역인 중랑구에서 장미축제는 구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역경제에도 활기를 높이고 있다. 축제기간 중랑구 전통시장의 매출은 평소보다 3배가량 높아지고, 축제가 열리는 묵동 지역을 중심으로 100여개의 동네 음식점들이 할인 행사를 벌인다.
장미축제는 중랑구를 ‘꽃의 도시’로 바꾸고 있다. 구는 장미터널 입구와 진입로는 물론 주변 도로와 공간을 단장했고 장미작은도서관, 장미신전, 장미전망대 등을 새로 설치했다. 또 중랑천 일대 나대지에도 꽃밭을 늘리고 있다. 묵2동은 지난 2월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돼 시로부터 100억원을 받아 특화거리 및 장미마을로 새롭게 태어날 예정이다. 나 구청장은 “올해 축제 예산이 2억3000만원인데 효과는 100억원 이상”이라며 “중랑구가 주민들이 떠나지 않는 정주도시로 가는 데도 장미축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장미축제의 주제는 ‘밤에 피는 장미’다. 경관조명을 활용해 장미터널을 밤에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축제 전날인 18일 밤, 중랑천에서 주민들이 1만1000여개의 LED 장미 소원 꽃등을 띄운다. 폐막일에는 서울 최초로 전통적인 불꽃놀이인 ‘낙화놀이’를 시연한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국내 최장 ‘5.15㎞ 장미터널’ 구경 오세요”
입력 2017-05-14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