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인 13일에도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선거운동 기간 자신을 담당 취재했던 기자(마크맨) 60여명과 북악산에 올랐다. 청와대를 출발해 등산로인 무병장수로를 따라 숙정문까지 오르는 코스였다. 왕복 4.4㎞ 거리로 산행은 2시간 정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산행 중간 세 차례 휴식을 취하며 기자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눴다. 숙정문에 올라서는 등산을 나온 시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청와대 직원 식당에서 기자들과 함께 삼계탕을 먹으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임종석 비서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등도 산행에 함께했다.
문 대통령이 산행을 마치고 청와대에 머무르는 동안 김정숙 여사는 홍은동 사저에서 이삿짐을 꾸렸다. ‘유쾌한 정숙씨’로 별명이 붙은 김 여사는 사저를 찾아온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만났다. 점심 무렵 60대 여성이 찾아와 억울함을 호소하며 “배가 고프다”고 소리치자, 김 여사가 나와 “라면 하나 끓여 드세요”라며 손을 잡고 사저로 들어갔다. 이 여성은 “도저히 집까지 들어갈 수는 없어서 라면만 받아 나왔다”며 컵라면에 물을 담아 들고 나왔다. 또 다른 할머니는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하소연하자 김 여사가 직접 안아주며 위로했다. 김 여사는 주민들에게 “건강하세요 또 올게요”라는 인사를 남기고 청와대로 떠났다. 김 여사가 이삿짐을 들고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13일 오후 6시쯤 문 대통령 부부의 관저 입주가 완료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의 뜻에 따라 “(호칭을) ‘영부인’이 아닌 ‘여사님’으로 불러 달라”고 14일 요청했다. 김 여사는 이날 자신이 살던 홍은동 사저 이웃 주민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시루떡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앞서 12일 세월호 선내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뼈가 발견됐다는 인터넷 기사에 직접 댓글을 남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기사 댓글 가운데 ‘단원고 학생 어머니의 편지’로 알려진 글이 올라오자 문 대통령은 ‘문변’이라는 아이디로 댓글을 달았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을 언급하며 “엄마가 지옥을 갈 테니 부디 천국에 가라는 절절한 엄마의 마음을 담은 글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길 기원한다”고 적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문재인 대통령, 시민들과 사진 찍으며 ‘소통 행보’
입력 2017-05-14 18:06 수정 2017-05-15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