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경찰서는 지난 11일 은평구 한 임대아파트에서 기초수급생활자 이모(80·여)씨가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고 14일 밝혔다. 발견 당시 이씨는 숨진 뒤 적어도 일주일이 지나 이미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심장수술을 받았고, 뇌경색 등 지병을 앓았다. 숨진 이씨 주변에는 여러 약봉지가 흩어져 있었다.
이씨의 사망을 뒤늦게라도 발견한 건 야쿠르트 배달원 덕분이었다. 배달원은 지난 5일부터 이씨 집 앞에 놓인 야쿠르트가 그대로인 걸 보고 주민센터에 알렸다. 주민센터 직원이 경찰과 소방서에 신고해 이씨의 집 문을 강제로 열고 확인할 수 있었다.
이씨 호적에는 직계가족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살아있는 형제자매가 1명 있지만,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됐다. 남편과도 25년 전 사별했다. 홀로 기른 수양아들은 독립해 이따금씩 이씨를 찾아왔다. 마지막 방문은 지난해 가을이었다.
경찰은 “집 안에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나 유서가 없고, 부검에서도 자·타살이라고 볼 수 있는 정황이 없었다”며 “이씨가 뇌경색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결론지었다. 장례는 수양아들이 치르기로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일주일 지나… 80대 노인 숨진 채 발견
입력 2017-05-14 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