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일대일로 참여국과 혜택을 나누겠다며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14일 베이징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개막식 연설에서 ‘일대일로’를 평화의 길, 번영의 길, 개방의 길, 혁신의 길, 문명의 길로 건설할 것을 각국에 촉구하며 일대일로 건설 참여국과 우호협력을 전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구체적으로 “60여개 국가 및 국제기구에 일대일로 무역협력을 제의할 것이며 실크로드 기금에 1000억 위안(약 16조3600억원)의 자금을 새롭게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기구의 인민폐 해외기금 업무를 위해 3000억 위안(약 49조800억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겠다”며 “일대일로 건설을 위해 중국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2500억 위안(약 40조9000억원)과 1300억 위안(약 21조2680억원)의 대출 지원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은 2013년 이후 3년간 일대일로 관련 국가에 600억 달러(약 67조74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0개국에 56개 경제 무역 협력지대를 건설하고 18만여명의 고용을 창출했다고 선전하고 있다.
일대일로 주변 국가의 인프라 건설 지원을 위해 중국 주도로 설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칠레, 그리스, 루마니아, 볼리비아, 키프로스, 바레인, 사모아 등 7개국 회원가입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AIIB 회원국은 77개국으로 늘어났다.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등 29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등 1500여명의 각국 고위 인사들이 참여했다. 중국의 일대일로를 경계해 오던 미국도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참석시켰다. 하지만 정상 포럼에 불참한 인도는 “일대일로 사업이 각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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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新실크로드’에 차이나머니 뿌려진다
입력 2017-05-14 19:56 수정 2017-05-15 0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