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창작뮤지컬 3편 줄줄이 中 진출… 새 정부 출범에 한한령 완화

입력 2017-05-15 05:00
뮤지컬 ‘빨래’ ‘마이 버킷 리스트’ ‘빈센트 반 고흐’ 중국판 포스터. (왼쪽부터)

한국 창작뮤지컬 3편이 중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으로 잇따라 막을 올린다. ‘빨래’ ‘마이 버킷 리스트’ ‘빈센트 반 고흐’가 그 주인공이다.

‘빨래’는 6월 23일∼7월 9일 베이징 다윈극장에서 중국 클리어씨 홀딩스와 용마사가 제작하는 중국 버전이 올라간다. ‘마이 버킷 리스트’는 상하이문화광장 제작으로 8월 8∼20일 상하이문화광장 백옥란극장과 8월 24∼27일 베이징 다윈극장에서 공연된다.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는 9월 30일∼10월 8일 상하이ET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결정에 따라 촉발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때문에 엔터테인먼트를 시작으로 순수 문화예술 분야까지 한국 작품 및 아티스트 초청 취소가 이어진 가운데 세 작품의 공연은 의미가 크다. 특히 ‘빨래’는 지난해 8월 중국 투어 공연이 중단됐다가 이번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돼 주목을 모은다. 게다가 이번 중국어 버전은 연출가 추민주가 직접 연출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세 작품의 중국 공연이 한한령 완화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교류를 진행해온 제작사들은 “중국 회사가 제작하고 중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프로덕션이기 때문에 한한령의 타깃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한국어 프로덕션과 상황이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마이 버킷 리스트’ 제작사인 라이브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상하이에서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한 ‘K뮤지컬 로드쇼’ 당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올해 3월 상하이에서 제작발표회도 했지만 조심스러운 상황이라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 작품은 한국 창작뮤지컬이라는 것을 굳이 강조하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포스터를 보면 영어로 제목을 단 ‘마이 버킷 리스트’나 화가 고흐를 소재로 한 ‘빈센트 반 고흐’는 그렇다 치더라도 ‘빨래’는 한국 작품이라는 것을 드러냈던 지난해 공연과 달리 한국적인 색채를 지웠다. 심지어 포스터에서 서울 대신 ‘현대 국제적인 대도시’라고 배경을 밝히고 있다. 홍보와 마케팅을 고려한 중국 제작사의 고육책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중국에서 한한령이 누그러질 가능성은 커 보인다. 중국 내에서도 한한령에 대한 압박이 예전같지 않은데다 한국의 정권 교체로 양국간 교류가 트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제작사 상상마루 측은 “뮤지컬 ‘캣조르바’의 중국 공연에 대해 협상이 진행되다가 한한령 때문에 한동안 주춤했다. 그런데 최근 중국 측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협의가 많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