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의 개혁 실천·희생 통한 독일 통일서 해법을”

입력 2017-05-15 00:00
이성희 예장통합 총회장(가운데)과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오른쪽) 등이 12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열린 35차 한목협 열린대화마당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한반도 통일의 논의 한가운데 계셔야 할 ‘하나님’이 없다. 한국교회가 영적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한국교회는 민족의 재건과 사회구조 개혁에 더 매달려야 한다.”(이성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김경원 목사) 주최로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에서 열린 ‘제35차 열린대화마당’에선 한국교회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됐다. ‘한국교회의 대내외적 과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모임에서 이성희 총회장은 종교개혁자 장 칼뱅(1509∼1564)을 통해 교회의 역할을 제시했다.

이 총회장은 “‘성경으로 돌아가자’ ‘믿음으로 구원 받는다’고 외쳤던 루터의 종교개혁이 원리 중심의 ‘1세대 종교개혁’이었다면 칼뱅은 실천 중심의 ‘2세대 종교개혁’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칼뱅은 사회복지와 구조 개혁에 열정적이었다”며 “루터의 종교개혁 텍스트가 ‘로마서’(믿음 강조)였다면 칼뱅은 ‘야고보서’(실천 강조)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회장은 “한국교회는 100년 전 민족을 이끌었던 모습처럼 사회에 대한 본질적 책임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한국사회 개혁의 주체로서 교회개혁과 사회 섬김의 사명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명예교수는 “한국교회가 평화나 통일 문제에 영적 관점이 아니라 물질적 관점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며 “통일을 말하면서도 ‘나 먹고 살기도 힘든데 통일은 무슨 통일이냐’는 태도가 팽배한 게 우리가 당면한 영적 위기의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독일인들은 미래와 역사, 공동체를 위한 희생, 통일을 위한 희생을 기쁘게 생각했다”면서 “이들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실천 과제와 관련, 그는 “지금 같은 긴장 상황에서 남북 경협 재개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덜 민감한 분야, 즉 보건의료협력이나 산림조성 등의 환경협력은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