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족 ‘YUST컵 소년아동 백일장’ 소학교 어린이 850여명 한글 실력 겨뤄

입력 2017-05-15 00:00
조선족 초등학생들이 13일 중국 옌지 옌볜과학기술대학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한글 글짓기를 하고 있다.

중국 조선족 어린이들의 한글사랑 정신을 드높이기 위한 글짓기 백일장이 13일(현지시간)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 소재 옌볜과학기술대학(YUST·총장 김진경)에서 열렸다. 옌볜조선족자치주 내 20여개 조선족 소학교(한국의 초등학교)에서 선발돼 온 850여명의 어린이들은 학교 본관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한글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YUST컵 소년아동 백일장’이라는 이름의 행사는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백일장은 1999년부터 시작돼 올해 19회를 맞았다. 조선족 어린이 월간지인 ‘소년아동’이 옌볜과기대와 함께 첫 회부터 행사를 주관했다. 여기에 한국의 ㈔국제교육문화재단(이사장 오정현)이 제반비용을 꾸준히 후원하면서 백일장은 옌볜 조선족의 대표적인 한글 행사로 거듭났다.

백일장 시제(試題)는 초·중·고급 학년마다 3개씩 다르게 출제됐다. 초급학년(1∼2학년)에는 ‘난 할 수 있어’ ‘맑은 웃음 고운 말씀’ ‘아빠 없는 날’이, 중급학년(3∼4학년)은 ‘간절한 소망’ ‘사시절의 꿈’ ‘가족사랑’이, 고급학년(5∼6학년)은 ‘그리운…’ ‘후회막급’ ‘푸른 하늘 맑은 공기’ 등이 주제어로 주어졌다. 학생들은 자신의 급에 맞는 시제를 골라 시와 수필 등을 써내려갔다.

옌볜과기대 한국어과 교수들과 옌볜작가협회 아동작가 등이 심사해 다음 달 수상자를 발표한다. 동심을 간직하면서도 한글의 아름다움을 살린 글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대상과 금상 등 수상자 20여명은 오는 8월초 7박8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문화체험의 기회를 갖는다. 대상자는 또 옌볜과기대 입학시 학비 면제 혜택을 받는다.

김진경 옌볜과기대 총장은 “조선족이 모국어인 한글을 모르면 수치”라면서 “조선족 아이들의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과 한글의 위대함이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옌지=글·사진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