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신앙] 점심 대신 ‘말씀’ 먹어요

입력 2017-05-16 00:00
NH선교회 및 NH투자증권 신우회 회원들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했다. 뒷줄 가운데가 지도목사인 박대준 여의도제일교회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서울 여의도제일교회 박대준 목사는 “우린 지금 가나안이 아니라 광야에 있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래서 어려움을 겪는 건데 하나님을 의지하는 훈련과정”이라고 했다.

지난 12일 정오 서울 여의도백화점 7층 여의도제일교회에 직장인 10여명이 앉아 있었다. 이들은 박 목사 설교에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사무실이 몰려있는 여의도의 평일 정오면 대부분의 회사원들이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하지만 교회에 나온 이들은 11시 40분부터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 모임은 ‘NH선교회’ 금요예배다. 선교회는 NH선물, 농협정보시스템 등의 직원들로 이뤄진 신우회로, 2009년 창립됐다. 신우회장은 박평수 인프라운영부 부장이며 회원은 30여명. 박 목사가 지도목사다.

예배에는 NH투자증권 신우회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NH농협에는 NH선교회와 NH투자증권 신우회가 있다. NH투자증권 신우회는 전국 85개 지점의 신우들을 포함해 총 회원이 220여명이다. 회장은 정유진 WM리서치부 차장이다. NH선교회보다 오래 됐다. 정 회장은 “1996년에 입사했는데 이전부터 신우회가 있었다”고 했다.

NH투자증권 신우회도 정기모임을 갖는다. 매월 둘째주 화요일 저녁엔 예배,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기도모임이 있다. 특히 이들은 매일 오전 8시, 오후 1시와 5시에 회사 가정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815정시 기도회’를 운영한다. 메신저를 통해 전국의 회원들에게 기도제목을 보낸다. 회원들은 두 신우회를 통해 성장하고 선교한다. 박 NH선교회장은 “신우회원으로서 본을 보이고자 행동을 더 조심한다”며 “개인적으로 거룩한 삶을 위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예배에 참석한 NH선물 최창현 부장은 신우회에서 복음을 처음 듣고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정유진 NH투자증권 신우회장은 기도제목을 나누며 위로 받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다고 했다. 그는 “같은 회사를 다니기 때문에 길게 이야기 안 해도 뭐가 힘든지 금방 알 수 있다. 그것만으로 큰 위로가 된다”고 했다.

앞으로의 바람은 부흥이다. NH투자증권 신우회는 각 지점별 모임이 활성화되는 것, NH선교회는 잠재적 신우회원들을 일깨우는 것이다. 박 회장은 신우회 활동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 부활절부터 계란을 사내에 돌렸는데 큰 호응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예배를 마친 회원들은 건물 지하 1층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서둘러 먹었다. 식후 커피 한잔할 시간도 없었다. 그러나 표정은 밝았고 되레 여유가 있어 보였다.

전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