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에 FTA 재협상 통보”

입력 2017-05-13 05: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방침을 한국에 통보했다고 밝히면서 재협상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재협상 관련 공식 요청을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모든 게 나쁜 협상’이라고 설명하면서 “힐러리 클린턴이 체결한 한·미 FTA는 끔찍한 협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 5년이 지난 만큼 재협상해야 한다. 우리는 한국 정부에 재협상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방적인 협상이 아니라 공정한 협상을 원한다”며 “우리가 공정한 협상을 하면 우리나라는 매우 잘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어떤 경로로 한국에 통보했는지는 밝히지 않아 실제 그런 방침이 전달됐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달 방한 당시 언급한 내용을 두고 재협상 통보로 해석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달 주한 미상공회의소 연설에서 “한·미 FTA 개선이라는 목표를 향해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의 재협상 요청을 공식적으로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코노미스트 측이 ‘협상의 기술로 보는 시각도 있다. 거창하게 얘기해놓고 나중에 달라지는 건 별로 없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자 “아니다. 협상의 기술은 아니다. 난 늘 유연성이란 표현을 쓴다”고 답했다.

그는 NAFTA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가 멕시코와는 700억 달러(약 79조원), 캐나다와는 150억 달러(약 17조원)에 이른다며 “이는 끔찍한 일이다. 공정한 재협상이 안 되면 NAFTA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