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함께 정책 방향·국정운영 로드맵 마련”… 국정기획자문委 띄운다

입력 2017-05-12 18:13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비서동인 여민관 내 구내식당에서 수송부 조리부 관람부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메밀국수와 볶음밥이 메뉴로 나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새 정부의 국정 방향과 중장기적 목표를 수립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역대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 가운데 정책 점검을 담당하는 사실상 준(準)인수위 성격의 기구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는 통상적인 인수위원회가 없이 출범했기 때문에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국정 방향과 목표를 수립할 체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정기획자문위를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해 대선 공약 내용을 바탕으로 국정 방향과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이행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국정기획자문위 설치는 대통령이 정책을 실행하는 것과 별도로 정책이 향후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한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정기획자문위 내에 국민의 정책 제안과 참여를 보장하는 ‘국민인수위원회’를 설치할 것도 지시했다. 국민인수위에는 온·오프라인 소통 창구를 개설해 활동 내용과 결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윤 수석은 “국민이 참여해 국민과 함께 향후 정책에 큰 방향이나 국정운영 로드맵을 정하는 게 좋겠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했다.

국정기획자문위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됐던 역대 정권의 인수위와 달리 정책만 전담하는 기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인수위는 정책 외에도 업무 인수와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후보자 인사 검증, 대통령 취임식 준비 등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이미 취임했고, 청와대 인사수석이 임명되는 등 청와대 중심의 인사 작업도 이뤄지고 있어 취임식과 인사 관련 기구는 설치할 필요가 없게 됐다.

국정기획자문위의 구체적인 규모와 활동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국정기획자문위 구성 방안과 세부 내용을 마련해 이른 시일 내에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