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만명 정규직 전환 길 열렸다… 文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열겠다”

입력 2017-05-12 18:02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 4층 CIP라운지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습니다’ 현장 간담회에 앞서 공사 비정규직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간담회는 문 대통령의 첫 외부 일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임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취임 이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방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난 뒤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습니다’ 간담회에서 정부 각 부처에 “올 하반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위한 로드맵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또 기획재정부에는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운영 평가의 원칙과 기준을 전면 재조정해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게 가점 대상이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공항 근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 “상시·지속적 업무, 생명·안전 관련 업무는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며 “우선 정부와 공공부문부터 모범적 사용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새롭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81만개 일자리 공약에 포함되지만,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는 것도 포함된다”며 “좋은 일자리 창출은 새 정부의 첫 번째 국정과제”라고 강조했다.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가장 먼저 내세웠던 ‘일자리 대통령’을 위한 본격 행보에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공항 핵심 업무 종사자를 포함한 공항공사 소속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포함한 1만명을 연내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보고했다. 또 “인천공항공사 및 계열사들을 통해 2020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를 3만개, 2025년까지 5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이 같은 조치가 민간으로까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 지시에 따라 공공기관 경영평가 주관 부처인 기재부는 공공기관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평가 기준을 전면 재조정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랫동안 비정규직 문제로 갈등을 빚어 왔던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길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공공부문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는 2016년 기준 총 31만2000명이다. 전체 공공부문 근무자의 16.9%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5년 동안 4조345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는 추정한 바 있다. 다만 기재부는 이와 관련한 소요 예산을 추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동성 기자, 세종=유성열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