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할 때 벙커에서 공을 친 뒤 뒷정리를 하는 것은 기본 에티켓이다. 그런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이런 매너가 지켜지지 않아 조던 스피스(미국)가 분통을 터트렸다.
스피스는 12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 출전했다. 스피스는 전반 9개홀에서 1언더파를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런데 10번째홀인 1번홀(파4)에서 일이 꼬였다. 스피스가 친 세컨드샷이 그린 앞 경사를 맞고 내려와 벙커로 빠진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벙커의 모래 상태였다. 앞 조 선수들이 제대로 벙커 정리를 하지 않아 훨씬 더 공을 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화가 난 스피스는 일단 휴대전화 사진기로 정리가 안 된 벙커를 찍은 뒤 세 번째 샷을 때렸다. 기분이 상한 탓인지 스피스는 벙커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그린에서 퍼팅을 세 번이나 했고, 결국 더블보기를 범했다. 이 여파로 스피스는 결국 1라운를 1오버파 73타, 공동 66위로 마쳤다. 스피스는 더블보기가 없었더라면 공동 선두 그룹과 4타 차밖에 나지 않을 수 있었다. 결국 정리가 안 된 벙커 때문에 순위가 곤두박질친 셈이다.
스피스는 경기 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내 공은 모래 속에 파묻힌 것보다도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앞에서 친 선수들이 모래 정리에 아무런 신경을 안 썼는지 정리를 잊어버리고 곧바로 그린으로 간 것 같다”고 짜증을 냈다.
스피스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경기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벙커 정리를 안 한 사람이 패널티를 받는 규정은 없다.
모규엽 기자
조던 스피스의 이유있는 분노… “앞 조가 벙커정리 안 해 더블보기”
입력 2017-05-13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