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서점가에 ‘문재인 특수(特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과거 펴낸 책들이 재조명되면서 이들 서적에 담긴 내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책들의 판매량도 치솟고 있다.
문 대통령의 생각이 담긴 책으로는 ‘문재인의 운명’ ‘1219 끝이 시작이다’ ‘대한민국이 묻는다’ 등을 꼽을 수 있다. 먼저 2011년 출간된 ‘문재인의 운명’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비롯해 참여정부 5년의 기록이 세세하게 녹아 있는 책이다.
특히 ‘당신(노 전 대통령)은 이제 운명에서 해방됐지만 나는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하지 못하게 됐다’는 문장은 지금도 회자되곤 한다. 문 대통령은 과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내려가 노 전 대통령 묘소에 이 책을 헌정하기도 했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묘소에 책을 바친 뒤 “이 책은 노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해 증언하는 기록”이라며 “노 전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는 앞으로 저희들이 영원히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이듬해인 2013년 12월 내놓은 ‘1219 끝이 시작이다’는 문 대통령의 반성과 성찰이 담겨 있다. 박근혜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대선 후일담이 자세히 실려 있어 출간 당시 정치권 안팎에 화제가 됐다.
지난 1월 출간된 ‘대한민국이 묻는다’는 대담집이다. ‘기억’ ‘동행’ ‘광장’ ‘약속’ ‘행복’ ‘새로운 대한민국’ 등 6개 주제로 나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자신의 비전을 설명한 내용이다. 새 정부의 국정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직후부터 온·오프라인 서점에는 이들 책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에 따르면 이들 서적은 대선 이후 판매량이 2∼5배나 늘었다. 교보문고나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에서도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책 외에 어린이 책 ‘후 who? special 문재인’ 등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문재인 특수’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오프라인 서점들은 저마다 특별 매대를 마련한 상태다. 온라인 서점들은 관련 웹페이지를 개설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표지에 등장해 품귀 현상을 빚은 ‘타임’ 아시아판 역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알라딘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시40분 이후 하루 판매량만 7024권에 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알라딘의 일간 판매량 최고 수치다. 알라딘은 “(품절됐다가) 판매가 재개된 직후 1시간 동안 분당 판매량이 16.6권에 달했다”고 전했다. 기존 일간 판매량 1위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수상 직후인 지난해 5월 17일 하루 동안 5523권이 팔렸다. 2위는 ‘안철수의 생각’으로 2012년 7월 20일 일간 판매량이 5226권이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대통령이 궁금해” 서점가에도 ‘달’ 떴다
입력 2017-05-13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