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개신교 신자는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후보 순으로 표를 많이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불교 신자는 홍 후보에게 가장 많은 표를 던졌으며 천주교 신자의 투표성향은 개신교와 비슷했다.
개신교인, 문>안>홍 順 지지
KBS 등 지상파 3사가 대선 당일인 지난 9일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개신교 신자 690명을 포함, 36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출구조사에 따르면 개신교인 중 39.3%는 문 후보를 선택했다. 이어 안 후보(25.9%)와 홍 후보(21.5%) 등의 순이었다. 천주교 신자들도 문 후보(46.6%) 안 후보(21.8%) 홍 후보(20.1%) 순으로 투표했다. 반면 불교 신자의 경우, 가장 많은 35.5%가 홍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문 후보(33.7%)와 안 후보(18.7%)가 뒤를 이었다.
지용근 지앤컴리서치 대표는 “홍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던진 대구·경북 등 영남권에서 불교세가 강하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개신교의 경우, 보수 성향 신자들의 막판 표심이 분산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투표한 후보 결정 시기’와 관련, 개신교인 10명 중 3명 정도(30.2%)는 투표 당일을 포함해 3일 전에 후보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천주교와 불교 신자들의 경우, 각각 25.4%, 25.7%로 개신교 신자들에 비해 투표할 후보 선택 시기가 비교적 빨랐다.
후보 선택에 있어서 개신교 신자들의 고심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기독자유당과 일부 교계 인사들의 홍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은 일반 개신교 신자들의 정서와 달라 그 영향이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개신교인 35%, “대통령 4년 중임 적합”
개신교 신자들은 투표한 후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부패·비리를 청산할 수 있어서’(22.2%) ‘경제성장과 발전에 적임자라서’(20.1%) 등을 제시했다. ‘후보 결정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최순실 국정농단’(38.6%) ‘박 전 대통령의 불법 국정운영’(36.7%) 등이 많았다.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에 대해서는 개신교 신자 2명 중 1명 정도(50.1%)가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차기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 중점사안’에 대해선 ‘갈등 해소 등 국민통합’(53.6%)과 ‘부패·비리 등 폐단 척결’(44.9%)이라고 답한 이들이 많았다. ‘세금과 복지수준’에 대해서는 ‘세금을 더 내도 현재보다 복지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응답이 49.8%로 절반에 가까웠다. ‘우리 사회의 최우선 개혁 분야’로는 정당·국회(57.8%), 검찰(16.9%) 등의 순이었다.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개신교 신자들의 인식도 일부 확인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대한 찬성 입장은 74.5%였고, 반대는 18.8%였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찬성 53.4%, 반대 31.8%였다. 전체 출구조사 대상자의 응답비율(찬성 50.1%, 반대 34.6%)과 비슷했다. ‘우리나라의 권력구조에 가장 적합한 형태’에 대해서는 대통령 4년중임(35.0%) 현행 5년 단임제(30.4%) 이원집정부제(18.1%) 등의 순이었다.
정치적 이념 성향에 대해 개신교 신자 중 36.0%는 자신을 ‘중도’라고 답했다. 보수와 진보는 각각 29.7%, 29.0%였다.
글=박재찬 백상현 기자 jeep@kmib.co.kr, 그래픽=이영은 전진이 기자
개신교인, 문재인-안철수-홍준표 順 찍었다
입력 2017-05-1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