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정치’ 이끌 홍남기… “아침 6시부터 일하는 사람”

입력 2017-05-11 18:16 수정 2017-05-11 22:06

홍남기(사진) 신임 국무조정실장은 정치권 경험이 없는 정통관료 출신 인사다. 예산·재정 전문가임에도 청와대 근무와 기획재정부 대변인,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을 거치며 다방면의 정책 기획 및 조정 능력을 경험했다는 점이 발탁 배경이다. 홍 실장은 노무현 청와대와 박근혜 청와대에서 모두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관가에서는 노무현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변양균 전 장관과의 인연에 주목한다. 변 전 장관은 이번 대선 기간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주요 경제정책 공약을 다듬었다. 홍 신임실장은 변 전 장관이 정책실장으로 근무할 당시 청와대에서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다. 전직 관료는 “오전 6시부터 일하는 스타일”이라며 “공무원들이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1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홍 실장 임명 배경에 대해 “다양한 분야에서 공직을 경험한 정통관료 출신으로 특히 정책기획 분야와 조정업무에 탁월한 역량을 갖춘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부 출신인 만큼 4차 산업혁명과 신성장동력을 주도할 국가 지원체계를 구축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홍 실장이 이낙연 총리 후보자를 보좌해 대통령의 국정 어젠다를 정책 로드맵으로 구체화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총리 후보자가 정치권 인사인 만큼 정통관료를 보좌역으로 발탁함으로써 실무적 뒷받침에 만전을 기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홍 실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제기획원·재정경제원·예산청·기획예산처·기획재정부 등 예산·기획·재정 담당 분야에서 공직생활 대부분을 보냈다. 2010년 기재부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이었을 때 당첨금을 20년간 분할 지급하는 연금복권 발행을 기획 추진해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의 경력은 예산·재정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지난해 초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으로 임명돼 창조경제와 연구개발, 과학기술전략 정책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홍 실장은 영국 맨체스터의 샐퍼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워싱턴 주정부 예산성에서 1년간 파견 근무했다. 이후 3년간 주미대사관 공사 참사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관가에서는 홍 실장의 ‘비주류 스펙’이 다양한 경험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강원도 춘천 출신에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특유의 유연함과 성실함도 높이 평가된다. 홍 실장과 근무했던 한 경제부처 관료는 “부드러운 이미지지만 업무에 있어서는 놀랄 정도로 꼼꼼하고 아이디어도 많았다”고 했다.

홍 실장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 미래부 청사에서 이임 인사차 기자들을 만나 “제 역량이 적었을지 모르지만 열심히 바르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미래부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을 잊지 않겠다. 열심히 그리고 바르게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원 춘천(57) △춘천고, 한양대 경제학과, 영국 샐퍼드대 대학원 개발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29회 △기획재정부 대변인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기획비서관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

문동성 조민영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