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저수지 몇 개 분량의 막걸리라도 마시겠다고 밝혔다. 총리가 되면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후보자는 11일 오전 8시 전남도청으로 출근하는 길에 축하 꽃다발을 건네는 전남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에게 “(전남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을 모시듯이 (총리가 되면) 모든 공무원노조를 모시겠다”고 말했다. 이어 “(총리가 되면) 막걸리 같이 먹을 상대가 늘어나서 언제나 만날까 그것이 걱정이다. 그래도 체력이 허락하는 한 저수지 몇 개 마셔야지”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전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남지사로서의) 약속드린 임기를 마치지 못해 (도민들께) 송구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전남지사로 일한 2년11개월은 전남의 가능성과 아름다움을 확인한 행복한 기간이었다”며 “모자란 저를 포용해 주시고 성원해준 도민의 은혜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울먹였다.
이 후보자는 이어 “새 정부가 국내외적으로 직면한 절박한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데 동참하라는 국가의 명령을 외면할 수 없다”면서 “늘 국민과 역사를 생각하는 총리가 되겠다. 특히 서민의 사랑을 받는 총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임기를 1년 이상 남겨 놓은 채로 도정의 수행을 중단하는 것이 옳으냐를 놓고 많이 고민했다”며 “제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건 변함없이 전남을 사랑하고 돕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대외적으로 안보외교 위기를 타개하고 대내적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균형 국가를 세워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며 “이러한 과제들을 수행하려면 정치권을 포함한 국민의 통합된 힘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런 과업을 수행해 가는데 저의 미력이나마 바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오후엔 목포신항을 방문해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을 위로했다. 12일 오전에는 목포 현충탑과 김대중 동상 등지를 찾아 헌화할 예정이다. 이 후보자는 오는 15일 전남도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하고 공식적으로 사임할 예정이다.무안=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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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막걸리 먹을 상대 늘어… 저수지 몇 개라도 마셔야지”
입력 2017-05-11 18:29 수정 2017-05-11 2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