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툰’에 묶인 김현수, 이젠 벤치로 밀리나

입력 2017-05-11 19:02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1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2017 미국프로야구(MLB) 정규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3안타 맹타를 휘둘러 수훈선수로 선정된 뒤 팀 동료들로부터 스포츠 음료 세례로 축하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왼손타자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지난해부터 오른손 투수가 나오면 경기에 출전하는 ‘플래툰 시스템’에 묶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플래툰 시스템마저 무시되며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5경기째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서 자칫 대타 요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현수는 11일(한국시간)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7회 대타로 한 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섰다. 시즌 타율은 0.227에서 0.222(45타수 10안타)로 더 떨어졌다.

김현수는 이달 들어 팀이 치른 11경기 중 단 두 경기만 선발출장했다. 지난 5일 보스턴 레드삭스전 이후 5경기째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더 심각한 점은 최근 들어 플래툰 시스템에서도 밀려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워싱턴은 우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 대신 세스 스미스를 1번 좌익수로 출전시켰다. 전날도 워싱턴 오른손 투수 맥스 슈어저가 선발 등판했음에도 김현수는 라인업에서 빠졌다.

빌미는 김현수가 제공했다. 김현수는 지난달 13경기에 나와 타율 0.257(35타수 9안타)에 그쳤다. 그 사이 경쟁자들이 치고 들어왔다. 트레이 맨시니와 세스 스미스의 올 시즌 타율은 각각 0.296(71타수 21안타), 0.313(64타수 20안타)이다. 맨시니의 경우 21안타중 홈런이 무려 7개나 되는 등 폭발적인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고 스미스는 이달 0.455(22타수 10안타)라는 고감도 타율을 자랑하고 있다.

팀이 올 시즌 22승11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도 김현수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시즌 초반 김현수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쇼월터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지금은 쏙 들어간 상황이다. 대타요원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경쟁자들의 방망이가 식거나 팀 내 부상자가 속출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는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신수는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추신수는 전날에도 2타수 1안타 1사구 2볼넷으로 4차례 출루하며 팀의 공격 선봉에 섰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248에서 0.269(108타수 29안타)로 껑충 뛰어 올랐다.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9세이브째를 추가했다. 이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그렉 홀랜드(14세이브)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의 기록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