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메신저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이 상장 이후 첫 실적 발표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스냅이 10일(현지시간) 주식시장 마감 후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1억4964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22억1376만 달러로 지난해 1억382만 달러보다 20배 이상 늘었다.
월가에서는 스냅의 단기적인 이윤 창출보다 미래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이런 이유로 매출과 영업이익 등의 지표보다 일간 사용자수(DAU)를 스냅 평가의 가장 중요한 지표로 여기고 있었다. 스냅챗의 수익 모델이 광고밖에 없기 때문에 꾸준히 쓰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미래가 밝다고 본 것이다. 스냅의 1분기 DAU는 1억6600만명으로 지난해 1분기 1억2200만명보다 36% 증가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이 수치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스냅챗을 잡기 위해 페이스북이 만든 인스타그램 스토리 DAU가 2억명을 돌파하는 등 숫자 싸움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에반 슈피겔 스냅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경쟁사가 숫자를 부풀리기 위해 ‘그로스 핵(Growth hack)’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보도했다. 그로스핵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무료 사용 등을 미끼로 마케팅하는 것을 말한다. 슈피겔은 경쟁업체들이 앱을 깔아놓고 안 쓰는 사용자에게 알림창을 띄워 접속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스냅 주가는 실적 발표 후 한때 26%까지 급락하며 된서리를 맞았다.김준엽 기자
스타일 구긴 ‘스냅’… 상장 후 첫 성적 저조, 주가 한때 26% 폭락
입력 2017-05-11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