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그리운 5월이다. 그래서 가정의 달 5월엔 가족 사랑이나 이웃의 정을 되새겨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공연들이 많은 것 같다. 기독교 공연장에도 5월은 풍성하다.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바울’ 등을 제작한 MJ컴퍼니는 오는 2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뮤지컬 하모니’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강대규 감독의 영화 ‘하모니’가 원작이다. 저마다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여자교도소에 합창단이 생기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어간다는 이야기다. 영화에서 배우 나문희가 연기했던 김문옥 역은 윤복희 권사, 배우 김윤진이 맡은 홍정혜 역은 강효성, 배우 강예원이 연기한 강유미 역은 최지이가 맡았다.
이들 뮤지컬 배우가 들려주는 노래는 또 다른 볼거리다. 성천모 연출가는 특히 “윤 권사가 부르는 넘버 ‘살아야 돼’를 잘 들어달라”고 귀띔했다. MJ컴퍼니 최무열 대표는 “극 중 합창대회 장면에서 실제 합창단원이나 관객들을 섭외해 올리는 등 ‘참여형’ 뮤지컬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공연문화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으랏차차스토리가 올리는 가족뮤지컬 ‘어른동생’은 한국출판문화상 대상을 받은 단편동화 ‘어떤 아이가’를 원작으로 한다. 오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평범한 열두 살 소녀 하루는 엄마가 바쁜 날이면 동생 미루, 삼촌 정우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인생은 음악과 맛있는 음식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는 정우 삼촌은 어른스럽지 못하다며 엄마에게 늘 혼이 나지만 하루와 미루는 삼촌이 만들어주는 음식을 먹고 노래할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 어느 날 감기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한 하루는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동생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소리를 엿듣게 된다. “오늘도 어머니께 새코미 사달라고 졸라대고, 기차놀이 하는 척을 해야 해. 귀찮아 죽겠다. 귀여운 척하기도.” 아이인 척하는 게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동생 미루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이 작품에는 독실한 크리스천 연기자들이 함께한다. 영화 ‘사일런스’에 출연한 배우 남정우가 연기하는 ‘어리버리’ 정우 삼촌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엄마 역을 맡은 이일진, 하루를 연기하는 서현정도 신앙이 좋은 명품 배우다.
휠체어를 탄 90여명의 장애인들이 무대에 올라 합창하는 모습은 얼마나 감동적일까. 게다가 지휘자까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라면….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은 오는 20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희망’을 주제로 정기연주회를 연다.
이 합창단은 ‘휠체어를 탄 기적의 지휘자’로 불리는 정상일 세한대 실용음악과 교수가 지난해 2월 창단했다. 100명의 합창단원이 모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다. 지휘자인 정 교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단원들이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이번 연주회에선 ‘하나님의 은혜’ ‘오! 해피데이’ 등 크리스천들에게 익숙한 찬양을 비롯해 ‘병사들의 합창’ ‘아름다운 나라’ ‘댄싱 퀸’ 등 다양한 음악들을 들려준다. 정 교수는 “이번 연주회를 위해 매주 토요일 대학로 이음센터에 모여 열심히 연습했다”며 “불편한 여건 속에서도 희망과 도전으로 삶을 노래하는 대한민국휠체어합창단을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情이 그리울 땐 심금 울리는 노래로 채우세요
입력 2017-05-12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