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끝내겠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취임 일성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야당 당사를 직접 찾아 소통 의지를 드러내는 등 국정 운영의 첫발을 통합 행보로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취임 선서를 했다. 이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며 “역사와 국민 앞에 두렵지만 겸허한 마음으로 제19대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이끌어가야 할 동반자”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통합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며 “오늘은 진정한 국민 통합이 시작된 해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와의 소통 강화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며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다. 국정 운영의 동반자인 야당과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인사 원칙으로는 ‘능력’과 ‘적재적소’를 꼽았다. ‘최순실 게이트’를 부른 정경유착 폐단과 관련해 “재벌 개혁에도 앞장서겠다. 문재인정부 하에서는 정경유착이란 낱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회복을 위한 첫 단추로는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선서를 마친 뒤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 방안’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선서 전 야4당 당사를 차례로 찾아 지도부와 회동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과의 정기적인 소통 의지를 밝히며 국정 운영에 대한 협조를 간곡히 요청했다. 또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국가정보원장, 대통령 경호실장 인사를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며 국민과의 소통을 시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자신의 첫 인선을 미국처럼 직접 언론 앞에서 브리핑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청와대로 돌아가는 길에 대통령 의전차량의 천장을 열고 일어서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눈을 맞췄다. 황교안 국무총리와는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文, 첫날 野방문 ‘협치’ 시동
입력 2017-05-1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