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민심은 절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87년 대통령직선제 도입 이후 최다 표차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얻은 득표율 41.08%는 7번의 역대 직선제 대선 중 세 번째로 낮았다. 민심은 문 대통령에게 압승이라는 선물을 주면서도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5·9대선의 최종 개표 결과 문 대통령이 1342만3800표(41.08%)를 얻으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 대통령은 17개 광역시·도 중 대구·경북(TK)과 경남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785만2849표(24.03%),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699만8342표(21.41%),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220만8771표(6.76%), 심상정 정의당 후보 201만7458표(6.17%) 순으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은 2위인 홍 후보를 557만951표 차이로 꺾으면서 역대 최다 표차 당선 기록을 세웠다. 이전 최대 표차는 2007년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누르면서 기록했던 531만7708표였다. 문 대통령은 이보다 25만3243표 차를 더 벌렸다. 직선제 도입 이후 최저 표차는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꺾었을 때 나왔던 39만557표다.
문 대통령의 득표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이번 대선이 다자대결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사상 최저 득표율은 1987년 13대 대선에서 노태우 민주정의당 후보의 36.6%였다.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기록했던 득표율도 40.3%로 13대 다음으로 낮았다. 직선제 이후 최고 득표율은 2012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얻은 51.6%였다.
충청 민심을 얻는 자가 대권을 차지한다는 진리처럼 여겨지는 속설이 이번 대선에도 지켜졌다. 13대 대선 때 충청권의 맹주였던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후보가 충남에서 1위를 차지한 사례를 제외하면 충청에서 이긴 후보가 모두 대통령이 됐다. 특히 13대 대선에서도 노태우 민정당 후보에게 1위를 안겼던 충북은 직선제 이후 이 지역 1위가 대통령이 되는 불패의 기록을 이어갔다.
영·호남 몰표 현상이 누그러진 것도 이번 대선의 특징이다. 문 대통령은 부산과 울산에서 1위를 차지했다. TK 민심은 여전히 문 대통령에게 차가웠지만 부산·경남(PK) 민심은 우호적이었다. 그러나 TK에서도 홍 후보가 과반을 얻지는 못했다.
호남에서도 문 후보가 큰 표차로 1위를 차지했지만 안 후보도 광주(30.08%), 전북(23.76%), 전남(30.68%)에서 선전했다. 야권표가 일정 부분 호남에서 분산된 것이다.
서울·인천·경기에서 홍 후보가 안 후보에게 뒤져 3위를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겨울 촛불이 불타올랐던 수도권의 민심은 대선에서도 한국당에 부정적이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文, 역대 최다 557만표 차 승리… 전국서 고른 지지 받아
입력 2017-05-11 05:00